BOOK/장편소설

호박 목걸이

아가다 2022. 1. 14. 19:29

 

딜쿠샤란 힌디어로 "기쁜 마음의 궁전"이란 뜻이다.

 

나는 항상 근대사를 읽다 보면 그때 살던 외국인들이 한국인들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궁금하곤 했다.

우리가 보는 우리의 모습들 말고 서양인의 눈으로 본 한국인의 모습들이 너무나 궁금하던 찰나

딜쿠샤란 이름의 주택의 주인이었던 메리 테일러가 쓴 책에 관한 기사를 읽게 되었다.

 

 

<호박 목걸이> 책뿐만이 아니라 다른 서양인들이 본 한국인에 대한 인식은 우리가 생각했던 만큼 호의적이지도 관대하지도 않다.

처음에는 그런 시선으로 우리를 보고 있었다는 생각에 안타깝기도 하고 좀 서운 하기도 했지만

그들과 우리의 생활방식이 너무나 다르고 서로의 문화교류도 없었으니 당연하기도 하다 싶다.

저자인 메리 또한 조선에 대한 어떠한 지식도 없이 남편을 따라오게 되었지만 여기서 오래 살면서

한국인들에게 점차 스며들게 된다.

 

 

 


 

만약 일본이 이 장례식을 통해 한국인들이 자신들의 고통을 잊을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다면 크나큰 착각을 한 것이다. 자기 나라의 마지막 황제가 조상들이 있는 저세상으로 가는 모습을 말없이 침통하게 지켜보는 한국인들의 가슴속에는 증오와 절망이 가득했을 것이다. 만세 운동이 실패하고 수천 명이 살해당했을 뿐 아니라, 이제는 마지막 남은 자유의 상징과 같던 황제마저 죽었기 때문이다.     p235

 

 

 

 

김주사는 다시 나머지 우리를 보며 말을 이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독립만이 아닙니다. 그 독립을 유지할 수 있는 힘과 능력을 원합니다. 이것은 우리 자신도 현대화하고 서양의 방식과 서양의 무기를 배워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나는 여러 사람이 듣는 데서 그렇게 자기 생각을 분명히 밝힐 수 있는 김주 사의 용기에 감탄했다.    p440

 

 

<호박 목걸이>에서는 나라를 뺏긴 조선인들의 서러움이 중간중간 보인다.

읽는 동안 나는 가슴이 아프고 울컥한 마음에 슬펐다.

그들 이방인들은 우리의 심정을 얼마나 알고 이해했을까.

광산업자인 남편 덕에 나름 편안 생활을 하던 메리다.

여름에는 원산에서 해변을 즐겼다던 메리.

금강산을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 관광했던 메리. 

지금 우리는 생각도 못할 지금의 북한을 오고 갔던 메리가 부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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