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청소년

조선의 수학자 홍정하

아가다 2022. 2. 8. 23:59

▶ 홍정하 (1684  ~  ?)

조선 후기의 수학자. 그가 집필한 <구일집>은 수론. 기하. 고차방정식에 이르기까지, 우리 역사의 높은 수학 수준을 보여주는 저서로 가치가 크다.

책에는 중국의 수학자 하국주를 만나 수학 문제로 대담했던 기록이 함께 실려 있다.

<조선의 수학자 홍정하>는 <구일집>을 토대로 작가의 상상력을 더해 그려낸 창작 소설이다.

 

나는 홍정하란 수학자는 처음 들어보았다.

유명한 수학자를 나는 모르고 있었던가? 생각했는데 작가의 인터뷰를 보니 집안 전체가 수학자인 홍정하를 우리들이 모르고 있다는 사실에 안타까운 마음에 홍정하에 대한 글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홍정하란 수학자에 대한 사료가 거의 남아 있지 않아 고생을 했다는 작가는 지금과 달리 수학을 학문으로 인정하지 않는 시대에 수의 신비함을 깨달은 사람이 느꼈을 괴리감을 표현하고자 노력했다고 한다.

 

<조선의 수학자 홍정하>에는 겸재 정선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그 당시 중인들의 전문적인 모습도 나오고 역관이라든지 화가 등의 중인들이 얼마나 자신의 학문을 사랑하고 노력했는지 대해 경외심마저 들었다. 

또한 책에서 아름다운 시도 여럿 나오는데 정말 좋았다.

 

<어느 두메산솔에서의 하룻밤>

소를 키우는 농가의 아궁이

그 옆 잎 진 나무도 사랑스럽네

주인은 자고 가라 만류하며

수시로 안을 향해 아내를 재촉하네

등불 아래 큰 배를 보내왔는데

한 번 갈라 먹으니 속이 다 시원하구나

이윽고 반상에 오른 진미 놀라워라

물고기를 잡고 나물을 뜯어왔네

산골 마을 여행한 이래

이따금 삶의 참모습 보았지

하룻밤 잘 쉬고 말에 오르니

뜻밖의 인정 마음에 간직하리라

새벽녘 다시 서로 작별하자니

고개 위의 달 희미하게 떠 있네

 

"네가 공부를 하면서 항상 생각해보거라. 너는 왜 배우려고 하는지.
다른 사람들은 또 왜 배우려고 하는지."
"예. 스승님."
"너와 나, 우리 모두는 씨 뿌리는 사람이다.
이 세상에 씨를 뿌리러 온 것이다. 내가 좋은 씨앗을 백 알을 뿌렸다 하더라도 새가 모두 쪼아 먹을 수도 있고 땅이 거칠어 싹을 틔우지 못할 수도 있고 가물어 말라죽을 수도 있다."
동이는 가만히 스승의 말을 경청했다.
"그래도 우리는 씨를 뿌려야 한다. 씨가 열매를 맺지 못할까 걱정하여 씨를 뿌릴지 말지 고민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뿌린 씨앗 중에 하나라도 잘 자라 수백, 수천 개의 열매를 맺는다고 생각해 보아라. 그 씨앗은 또 계속 자신의 후손을 이어갈 것이다."
p190

 

"결국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배우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동이가 말했다.
"지혜?"
"예. 어려운 문제를 만나 힘겹게 풀어가는 과정 자체가 인생과 똑같지 않나 싶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다 보면 어느 순간 매듭이 풀리듯 해결되는 것도 인생과 비슷하고요."
그는 계속 고개를 끄덕였다.
p256

 

배움이란 이런 것이다.

내가 학창 시절 수학을 배우면서 왜 이어려운 수학을 배우는지 이해하지 못한 적이 많았지만 수학이란 인내를 배우고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르는 학문이란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처음에는 말도 안 되는 억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제와 우리 아이들에게 가르쳐보니 분명히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선의 수학자 홍정하>란 책에서 작가는 인생의 어려운 문제에 부딪히더라도 한 발 한 발 나아가야 한다고 아름다움도 아픔도 인생의 일부이니 자신의 인생은 서툴더라도 자기 스스로 헤쳐 나가는 것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청소년 소설이지만 많은 부분에서 공감이 가고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홍정하란 인물에 감사함을 느끼게 되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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