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청소년

우리는 자라고 있다

아가다 2022. 1. 26. 19:39

낮은 산 출판사에서 <우리는 자라고 있다>는 책을 우리 딸이 빌려왔다.

내가 빌린 책들을 다 읽어 버려서 다시 도서관에 갈까 하다가 이 책을 보게 되었다. 두꺼운 책도 아니고 짧은 이야기들이 6편이 있어서 재밌게 읽을 수 있겠다 싶었다.

 

차례

  • 지상으로부터 10센티  _7
  • 허벅지 시스터   _33
  • 쿵    _59
  • 단단한 잠    _85
  • 개와 늑대의 시간을 달리다    _113
  • 안녕, 달    _139
  • 작가의 말    _166

 

지상으로부터 10센티

중3이 되어도 키가 크지 않아서 온갖 민간요법을 해봤지만 고작 2cm를 넘지 못하는 주인공은 어느 날 집안 제사때 사촌누나의 빨간 하이힐을 훔쳐 가져온다. 딱 그만큼 10cm만 컸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하이힐이 신으면 왠지 모를 자신감을 가져다 주는 마법을 경험한다. 사촌누나도 신지 못하지만 나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하이힐을 좋아한다. 남자나 여자를 구분짓지 않고 하이힐 그 자체가 주는 기쁨을 느끼길 원하는 에피소드를 그려냈다.

 

허벅지 시스터

나를 포함한 허벅지 시스터가 있다. 어느날 서열 2위의 치마가 터지고 친구들은 웃음바다가 된다. 서열 1위는 절대 치마를 입지 않는다. 그래서 매일 교장실에 불려 간다. 나는 허벅지 힘이 장난이 아니다. 그래서 허벅지 시스터가 되었다.

치마라는 매개체로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해줄 수 있어야 한다는  재밌는 이야기다.

 

라푼젤 윤아가 쇼트커트로 학교에 와서 친구들이 난리가 났다. 왜 일까? 윤아와 도진이가 서로 사귀기로 하고 키스를 하지만 윤아가 도진이를 피하게 된다. 16살에게 성폭력의 의미를 알게 해주는 의미 있는 이야기다. 특히 요즘 데이트 폭력이니 성폭력이니 이런 얘기가 넘쳐나고 있지 않은가. 가볍지만 가볍지 않은 주제다.

 

단단한 잠

잠에 관한 이야기다. 잠을 잘 수 없게 된 아이와 수시로 잠드는 아이가 지하철에서 만난다.

서로 처음 만난 사이지만 사흘 동안 잠을 잘 수 없는 아이와 갑자기 잠드는 기면증을 가지고 있는 아이는 자신들의 이유를 하면서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 편안함을 느끼며 잠들지 못하는 아이는 기면증을 가진 아이의 어깨에서 잠시 잠을 잘 수 있게 된다.

 

개와 늑대의 시간을 달리다

맨날 학교에서 보는 아이를 어느 날 좋아하게 된다. 이것은 단순히 관심이 있는 정도가 아니라 가슴이 콩닥콩닥 뛰는 설렘이다. 근데 문제는 나도 그 아이도 남자라는 거다. 동성 간의 이야기를 무겁지 않게 편견 없이 볼 수 있는 이야기로 만들어냈다.

 

안녕, 달

죽은 엄마와 바쁜 아빠 그리고 어디에도 기대고 의지할 곳 없는 아이. 아픈 엄마가 식물인간으로 누워있는 그런 집에 노는 친구들은 거리낌 없이 집에 들어와 시간을 때우다 화장품도 두고 다닌다. 호기심에 화장도 하고 아빠와 고모에게 들켜 몹쓸 아이 취급을 받지만 그럼에도 16살을 살아내고 있는 멈춰 있지 않고 매일 자라고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다.

 

 

<우리는 자라고 있다>는 16살을 지나고 있는 우리 청소년들의 이야기다. 성폭력, 성소수자, 학교 성적에 내몰린 아이, 방치된 가정, 키의 고민 등 우리 청소년들이 겪고 있고 겪어 내고 있는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를 단편으로 엮어 쉽게 접근했다. 청소년 책은 이래서 좋다. 아이들의 속마음을 내가 잊어버리고 산 나의 청소년기를 다시금 일깨워 주고 우리 아이들을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니까.

반응형

'BOOK > 청소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아버지 김홍도  (0) 2022.02.07
엄마의 말뚝  (0) 2022.02.05
두 번째 엔딩  (0) 2022.01.25
곁에 있다는 것  (0) 2022.01.24
리버보이  (0) 2022.01.21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naver 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