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청소년

곁에 있다는 것

아가다 2022. 1. 24. 17:42

▶ 김중미

   동화, 청소년 소설 작가. 1963년 인천에서 태어나 1987년부터 인천 만석동에서 '기찻길 옆 공부방'을 열고 지역운동을 해 왔으며, 2001년 강화 양도면으로 이사해 '기찻길 옆 작은 학교'의 농촌 공동체를 꾸려 가고 있다. 동화 「괭이부리말 아이들」 「꽃섬 고양이」. 청소년 소설 「조커와 나」 「모두 깜 언」 「그날, 고양이가 내게로 왔다」, 에세이 「꽃은 많을수록 좋다」, 강연집 「존재, 감」등을 썼다.


「곁에 있다는 것」은 은강의 이야기를 소설로 쓰고 싶은 지우, 간호조무사가 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강이, 공부를 잘하지만 교대가서 선생님이 되어 은강을 떠나고 싶어 하는 여울이까지. 고3 친구들의 이야기이다.  일제강점기 때부터 은강 방직공장에서  일하던 이모할머니 외할머니의 이야기는 가난과 가난을 벗어나지 못하고 대물림 되는 이야기와 그 시절 노동자의 인권, 특히나 여성노동자의 인권이란  무시되기 일쑤였던 그 시대의 아픔이 묻어난다.

가난이 꿈을 꾸지 못하게 하는 현실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 인 듯하다. 딸 자식은 남의 식구라 공부가 필요 없고 남자들만 학교에 갈 수 있었던 시절. 지금은 간호사는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나 가고 간호조무사 학원에 다니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지금의 가난한 아이들. 


 

일제 강점기, 한국 전쟁, 근대화 과정을 살아 낸 분들의 흔적을 보존하는 건 좋습니다. 그렇지만 주민들의 의견도 묻지 않고 체험 시설을, 그것도 가난을 체험하는 시설을 짓는 건 다른 문제라고 봐요. 일제 때 지어진 줄 사택은 삼면이 막힌 구조라서 길가로만 창문이랑 현관이 나 있어요. 그래서 여름에는 그 문을 다 열어 놓고 지내거든요. 그런데 외지인들이 와서 다니면 프라이버시가 드러나게 되는 거죠. 그걸 누가 찬성하겠어요?
p337


 

실제로 빈민체험관이라는 정책이 있었다는 것을 책을 보고 알았다. 주민의 동의도 없이 주민들을 구경거리로 만들어 버리는 어이없는 정책이 있었다고 생각하니 화가 난다.

책에서는 실제로 촛불시위, 세월호 사건도 언급된다. 사회에 무관심하지 않고 관심을 가지면 조금씩이라도 변화된다는 것을 우리는 배웠다. 

작은 힘이라도 조금씩 모이면 큰 힘이 된다는 것을.


 

어떤 가난도 사회적이지 않은 가난이 없고, 정치적이지 않은 가난이 없다. 법은 가난한 이들의 것이 아니다. 역사 속 어떤 시대도 가난한 이들의 편이었던 적이 없다. 하지만 그래서 미래도 가난한 자들의 편이 아닐 거라고 체념한다면 우리에게 희망은 없다. 우리는 희망을 선택해야 한다.
p379  작가의 말 중

 

책 마지막 작가의 말에 보면 김중미 작가는 조세희 작가의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을 보고 빈민운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곁에 있다는 것」  시작부분에도 「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소설의 일부분이 발췌되어 나온다.

김중미 작가가 다시 가난에 대해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은 게 「괭이부리말 아이들」을 쓸 때와 지금 현재 가난이 많이 달라졌다고 느껴졌기 때문이고 한다.

지금은 가난이 개인의 능력부족이고 혐오의 대상이 되어버린 인식이 너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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